[데스크에서] 명함은 남았지만, 정치인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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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은 남았지만, 정치인은 보이지 않는다

선거가 끝났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거리마다 정치인들이 있었다. 출근길 인사부터 전통시장, 지역 행사장, 골목길까지 주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왔다. 지역 발전을 이야기했고, 주민들의 손을 잡으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리고 수많은 명함을 건넸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 지금, 그 명함들은 어디에 있을까.

자동차 대시보드에, 책상 서랍에, 혹은 버려진 종이 더미 속에 남아 있다. 명함은 남았지만 정작 주민들이 의견을 전할 정치인은 보이지 않는다.

주민들은 생활 속 불편을 이야기하고 싶어도 누구를 찾아야 할지 모른다. 지역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가 있어도 어디에 제안해야 할지 막막하다. 선거 때는 정치인들이 주민을 찾아왔지만, 선거가 끝난 뒤 주민이 정치인을 찾는 길은 생각보다 좁다.

물론 모든 정치인을 언제든 만날 수는 없다.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광역의원도, 기초의원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만남의 횟수가 아니다.

주민의 목소리가 닿을 수 있는 창구가 열려 있는가의 문제다.

최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국민과 주민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다양한 소통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모든 제안이 정책으로 채택될 수는 없지만, 국민과 주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는 의지를 제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방정치도 다르지 않다.

선거 과정에서 제시된 정책과 공약은 당선자의 것만이 아니다. 낙선한 후보들의 공약에도 좋은 아이디어가 있고, 주민들의 제안 속에도 지역을 바꿀 해답이 숨어 있을 수 있다.

지역 발전은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의 전유물이 아니다. 결국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그곳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이다.

그렇기에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는 주민들이 정책을 제안하고 의견을 전달하며 답변을 받을 수 있는 공식적인 소통 창구를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제안 게시판도 좋고, 정기적인 주민 간담회도 좋다.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지속성이다.

선거가 끝났다고 정치가 끝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때부터가 시작이다.

주민들은 투표를 통해 권한을 위임했지만, 동시에 정치에 참여할 권리도 가지고 있다. 정치인 역시 선거 기간에만 주민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임기 내내 주민의 목소리를 듣고 설명할 책임이 있다.

선거철에만 열리는 정치가 아니라 선거 이후에도 열려 있는 정치.

거리에서 사라진 정치인들을 탓하기 전에, 주민들의 목소리가 닿을 수 있는 통로부터 만들어야 한다.

서랍 속에 쌓인 명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화번호가 아니다.

선거가 끝난 뒤에도 주민의 이야기를 들으려는 자세, 그리고 그 이야기가 닿을 수 있는 창구다.

그것이 민주주의가 선거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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